쿠팡물류센터 노동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28일 오전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연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쿠팡물류센터 노동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28일 오전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연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지난해 기준 22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유통 공룡 쿠팡.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후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빠른 배송 장점에 대해 익숙해지면서 일상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노동 환경과 기업 윤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쿠팡은 기간제 간접고용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14~2022년 고용형태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직·간접고용 노동자 6072며잉었던 쿠팡풀필먼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 3만329명, 올해 4만1207명으로 4년 만에 고용 규모가 7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782명이었던 정규직은 9004명으로 늘어난 데 반해 기간제는 같은 기간 5286명에서 2만8775명으로 큰 폭 증가한 모습이다.

◇ 쿠팡 노동자 잇따른 산재…‘물류센터’ 법 사각지대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포장 보조원으로 야간 근무를 했던 장덕준씨는 2020년 10월 12일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원인 불명 내인성 급사’였고 지난해 2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로 판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장 씨가 하루 470kg 이상 중량물을 옮기고, 주 6일 야간근무를 하는 등 만성적 과로에 시달렸다고 봤다. 사망 12주 전 장 씨의 평균 근무시간은 58시간 38분이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물류센터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위반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쿠팡 물류센터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사고를 살피고,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높은 업무 강도, 야간 노동에 대한 규제를 촉구했다.

권영국 쿠팡 대책위 대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신청 건수를 보면 쿠팡이 총 4537건으로 산재 신청 기업 중 2위다.

대한석탄공사(5287건)에 이어 쿠팡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12일 오전 공공운수노조와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안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12일 오전 공공운수노조와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안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지난 한 해 쿠팡에서는 2074명이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신청해서 1957명이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 이 중 2명은 사망 재해다.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도 332명이 재해를 신청해 297명이 승인받았다. 배달업을 하는 쿠팡이츠의 경우에도 197명이 신청해 172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다.

권 대표는 “온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류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 또한 심각해졌다”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는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류센터는 건축법상 창고시설로 분류돼 있다보니 폭염이나 혹한에 대한 규제 내용들이 미비하거나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물류창고는 하역장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뜨거운 바람이,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유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건물의 기능과 구조, 규모에 맞춰 냉난방시설, 환기시설 등에 대해 전문적인 진단을 받고 필요한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렇듯 노동자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근로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형 물류센터는 현행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 쿠팡 물류센터 법 위반 실태는

 소비자에게 택배가 도착하기까지 그 뒤에는 상품을 입고하고 포장하고 분류하고 내보내는 물류센터가 필수적이다.

지난 2020년 5월 쿠팡물류센터 중 부천신선센터에서 근로자 84명을 포함해 1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쿠팡은 즉각적으로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의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확진자 발생 사실을 근로자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고 공정을 계속 운영하다 뭇매를 맞았다.

산안법 제51조는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에 대피시키는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도 최근 산안법 위반과 관련된 사건에서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하급심도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반영하는 추세다.

대법원은 사업주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조치 의무는 작업장별로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안전보건규칙에 위험 방지 조치를 개별적으로 열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에게 해당 의무가 부과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8월 30일 쿠팡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깋나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종류변경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인 쿠팡의 청구를 인용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쿠팡은 2019년3월 쿠팡문류센터 3곳에대해 ‘육상화물취급업’(산재보험료율 28/1000)에서 ‘운수부대서비스업’(산재보험료율 9/1000)으로 사업종류를 변경해달라는 보험관계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기존 분류가 타당하다며 반려 처분을 했고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쿠팡 대책위 법률팀의 정병민 변호사는 “쿠팡이 통상의 화물취급업이 아니라 운수서비스업이라는 이유로 산재보험료율을 깎아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듯이, 사람 중심의 노동집약적 서비스산업에 부합하는 노동 환경을 마땅히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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