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시위에 제한을 두는 상황이나 시간, 장소 등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 대통령실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확성기 사용 금지 등 제약을 두고 있는 개정안 발의인데 전혀 납득 안가는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약에 중점을 둔 내용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국회는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우리나라에서 집시법 개정안 발의가 제약 위주의 내용으로 줄줄이 나오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물론 국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집회·시위라면 적극적인 개정안 발의를 해야 하는 것은 온당하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정치적인 배경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있다.

올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법안 발의만 해도 10건을 훌쩍 넘겼다. 내용을 보면 올바른 집회·시위 문화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해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캠페인 전개 등의 내용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의원들이 법률 개정을 통해 집회·시위 제한을 두기 위해 골몰한 결과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의안으로 나온 것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심사숙고 해서 금지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자평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집회·시위를 금지된 장난으로 보고 최대한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면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을 향한 외침에 나서는 국민이라면 마지막에 적극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당연히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최대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새로운 것도 아닌 것을 마치 새로운 것처럼 쏟아내고 있는 집시법 개정 입법 발의. 집회·시위를 적극 이용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만을 주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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