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판교에 오징어잡이 배가 다시 뜬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IT위원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남양연구소위원회, 한국노총 부천 중소기업사업장 노동자 이수진·양이원영 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노동시장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강조되었으나 이는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전혀 없이 편법적인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정책만을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법정 노동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이 기본이고 예외적으로 노사합의를 통해 주 12시간의 초과노동을 할 수 있다”며 “이미 주 52시간 상한으로 노동시간이 유연화되어 있고 탄력근로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노동시간 특례제 등이 있다. 특별연장근로도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고 비판했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이 의원은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추진은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회로의 회귀로 귀결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OECD 4위의 장시간 노동국가임에도 실노동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비전과 대책없이 재계의 일부 목소리를 과대 반영해 졸속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약 평균 1928시간으로 OECD국가의 평균인 1500시간보다 많다”며 “이런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노동생산성 향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은 “IT산업이 판교의 오징어잡이배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은 ‘크런치 모드’라고 불리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 과로 자살 등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장시간 노동’ 문제가 공론화됐고 결국 1주의 근로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52시간 상한제가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그는 “IT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것은 시장에서 출시되는 상품의 책임을 오롯이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다”이라고 피력했다.

오 위원장은 IT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한 원인으로 '포괄임금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포괄임금제가 나쁜 것은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초과 근무를 쉽게 하게 한다는 것이고 수당 지급 의무가 없기에 근로시간 측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근로시간 측정을 하지 않기에 사실상 52시간 제한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재곤 영진노동조합 교육부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영진은 1969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고체 가성소다 후레이크를 생산하는 등 약 30종에 해당하는 무기화학약품을 제조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유 부장은 “업무의 특성상 무기화학약품이 준비과정과 종료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한 번 생산을 시작하면 일정량을 확보하기 전까지 생산을 계속 해야 한다”고 내부 사정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생산하지 않는 시기(기계를 끌 때)에는 잉여인력이 발생해 주 52시간 적용 이전에는 12시간씩 2교대로 정원을 타이트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 구성에서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 근로수당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유 부장은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연장근로 1주 12시간이 제한돼 1인당 임금감소액이 20~30%가 줄어 노동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며 “그러나 노동조합의 꾸준한 조합원 설득과 대안제시. 회사의 양보교섭과 절충안 마련으로 기존 2조 2교대에서 3조 2교대로 전환해 현재는 노동자들은 주 평균 48시간을 근무하게 됐으며 3년이 지난 현재는 삶의 질 향상이 뚜렷해 약간의 임금감소는 감내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노동자들과 합의내용으로 ▲상여금 기본급화 ▲임금인상의 3개년 계획을 통해 기존 임금감소분 보전 합의 ▲조합원 자녀 학자금 인상 ▲기존 노후화된 설비투자 자동화 등을 나열하기도 했다.

유 부장은 “회사는 임금감소를 최소화하는 한편 인건비 절감분의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 합의는 협력적 노사관계의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주120시간 노동이나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로시간 확대는 사업주의 이윤창출 및 극도의 생산성 향상에 동기를 제공해 노사관계 불안정 한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대응 토론회'가 열렸다.  / 남기두 기자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2018년 근로시간 단축법 시행 이전부터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며 “지난 10년간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1년에 비해 221시간이 감소해 OECD 국가 평균보다 4배 가까이 줄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의 실근로시간을 점차 줄이는 것은 찬성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효율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종필 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그동안 국내 노동시장은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산업구조 개편, 근무환경 변화, 청년시대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 등 노동시장의 구조변화가 가속화됨에 불구하고 현 제도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후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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