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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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의 하청 노조 파업이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경영정상화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올 초 현대중공업그룹과의 합병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은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치솟은 원가율, 악화된 재무건전성, 노조리스크까지 점화해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 노조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과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22일부터는 1도크에서 생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점거하고 직접 만든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는 등 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올해 역시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파업 여파로 현재까지 6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기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난 등으로 지난해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2455억 원 매출에도 불구하고 491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업황 개선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수주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최근 강재 가격 인상 등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업계 특성상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1~2년이 소요된다.

또한 파업이 지속되면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기 전에 이미 적자 상태인 재무구조를 더 악화시키고 새 주인 찾기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대우조선측 비상경영 선포·수사 요청

 불안한 국제 정세에 인력난까지 겹친 상황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파업 장기화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우조선해양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부터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선박 수주 시장이 살아나면서 3년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으로 1도크(dock) 진수 작업을 중단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하청지회 지회장과 부지회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도크 점거 농성으로 건조 중인 선박 4척의 건조 작업을 하지 못해 지난달 말까지 피해 금액이 2800억 원을 넘어섰다”며 “LD(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일 매출 감소 260억 원, 고정비 손실 60억 원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불법 파업 수사 촉구 집회를 진행했다.

금속노조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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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배포한 호소문에서 “조선업은 지난해부터 수주가 늘어나고 수익성이 좋은 LNG운반선의 수요가 늘어나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올 상반기에는 한국 조선업이 4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주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직원들은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해 온 2만여 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의 노력이 100여 명 하청지회의 불법행위로 인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라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하청지회를 해산시켜달라”고 촉구했다.

◇ 대우조선 ‘하도급대금 후려치기’가 원인

 조선소의 원청-하청 구조에서 하청노동자 임금 인상의 실질적인 결정권은 원청에 있다. 산업은행의 관리 아래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원청은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이다.

하청지회측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하청노동자 저임금 유지에 있으나 원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노조의 교섭 대상은 각 협력업체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업계는 직접 생산의 70% 이상을 하청노동자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하청 중심 생산체제’로 운영됐다.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실에서 개최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상황 관련 긴급 국회 좌담회’에서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22개 협력사와 교섭을 하고 있지만 협력사는 3% 인상된 기성금 범위 내에서 임금을 인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섭의 실질적인 책임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있으나 협력업체만 앞에 내세우고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조선소 노동자들의 고용 구조는 5000명의 현장직 정규직과 1만2000명의 비정규직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비정규직인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일당직과 기간제 또는 직접 고용의 형식인데 3.3%를 떼는 프리랜서라는 이름의 비정규직도 존재한다.

박용석 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좌담회에서 현재의 하청노동자 파업이 거시적 측면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운영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연구원장은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물론이고 노동자들의 고용‧임금 개선을 기피하면서 인수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급급한 경향을 드러냈다”면서 “정규직 인력을 훨씬 상회하는 간접고용(사내하청 등) 활용은 이러한 경향을 대표적으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은행이 실질적 원청 사용자로서 조선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처우개선의 의지를 밝히고 대우조선해양이 성실 교섭으로 하청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조선산업의 선순환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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