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금속노조 경남지부 김형수 지회장이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 남기두 기자 
6일 오후 금속노조 경남지부 김형수 지회장이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 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점거한 지 40일이 지났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22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주축인 조직으로 지난달 2일부터 옥포조선소 1도크 내 초대형 원유운반선건조 바닥 면에서 점거 농성 중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대우조선이 정당한 투쟁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을 반대하는 현장 노동자들은 점거 농성으로 인해 야간근무 등 일할 시간이 줄어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 대우조선 하청지회, ‘건조 선박 점거 농성’ 왜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7명은 지난달 2일부터 원유운반선 건조 바닥면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요구 사항은 △임금 30% 인상 △상여금·성과금 지급 △1년 단위 근로계약 △노동조합 활동 보장 △단체교섭 등이다. 특히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2015년 제조업노동자 임금 대비 조선업노동자 임금은 122.5%였지만 2019년 102.8%로 하락했다. 불과 4년 사이에 20% 이상 임금이 하락한 것이다. 2015년 13만516명이던 조선업 하청노동자는 2020년 5만4424명으로 줄어들었다.

조선업계에서는 2022년 말까지 9500명의 노동자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수 금속노조 하청지회장은 “그동안 조선소에서 버티고 남아있던 노동자들이 지금도 계속 조선소를 떠나고 있고 젊은 노동자들이 조선소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는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낮은 임금으로 조선소에서 버티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보다 장기적으로 숙련노동자 재생산과 세대교체는 불가능하며, 숙련노동자 재생산과 세대교체 없이 한국 조선업은 지속할 수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하청지회에서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1도크 탑재업체에서 일하는 조선소 경력 15년 된 45세 취부사의 연간 총소득(세전)을 보면 2014년 4974만 원이던 연간 총소득이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3429만 원까지 떨어졌다. 7년 새 임금이 31% 줄어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임금 30% 인상이 ‘임금 원상회복’으로 지난 5~6년 동안 줄어든 임금을 되돌려 달라는 요구이므로 과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협력사 대표단은 임금 30% 인상이 협력사의 지불 범위를 벗어나는 비현실적인 협상안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 대우조선 노조, 금속노조 탈퇴 논의 ‘갈등 격화’

진보당 사진 제공
진보당 사진 제공

 

 하청지회의 불법 점거에 대우조선지회에서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청지회의 점거로 잔업·특근·야간작업을 하지 못해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전 구성원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결단을 12일까지 내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지회에 따르면 최근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형 노조로 전환하는 조직 형태 변경 총회 소집 요구건을 접수했다.

‘조직형태 변경안’에 서명한 조합원은 1970여 명으로 이는 전제 조합원(4720여 명)의 41%에 달한다. 지회는 7일 이내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조직 형태 변경에 대한 찬반 투표를 열어야 한다.

재적 인원의 과반이 투표하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금속노조 탈퇴가 결정되게 된다. 이는 대우조선지회가 금속노조에 가입한 지 약 4년 만에 다시 기업형 노조가 되는 것이다.

파업이 오래 지속되고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다 노노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이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종한 공공운수노조 경남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 산업은행이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교섭을 통한 문제해결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하며, 노조의 요구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노조의 교섭 대상이 각 협력업체라는 입장이다. 또한, 선박 4척의 건조 작업을 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호소문을 통해 “비정규직 지회의 1도크 불법점거로 지난달에만 28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더하면 공정 지연에 따른 피해액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이 장기화하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2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안에서 파업 중인 하청지회 농성 현장을 방문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대우조선 임원 등은 시각차를 보였지만,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노사정 5자 간담회 개최 추진 등을 고용노동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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