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남기두 기자 

6·1 지방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여야가 각각 집안싸움을 하는 등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패배를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불붙었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간 공방이 당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1일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뒀다.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 권력도 교체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큰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018년 열린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4곳에서 승리했으나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2곳에서 승리하면서 대역전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우상호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며 6·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내홍 수습과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 규칙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불거져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갈등 심화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문재인계(친문)와 친이재명계(친명)가 극한 대립 중이다.

친문은 6·1 지방선거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친명은 특정한 인물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주당의 집단 책임이라고 맞서고 있다.

진통 끝에 우상호 의원을 사령탑으로 하는 새 비대위를 구성했지만 8월 전당대회까지 곳곳이 암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12시 서울 강남구 강남역 강남스퀘어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12시 서울 강남구 강남역 강남스퀘어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이른바 ‘개혁의딸(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을 확보한 친명계는 신규 당원에 대한 투표권 부여는 물론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대폭 늘리자는 입장이고, 이낙연계를 비롯한 범친문계는 현행 룰을 그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전당대회 경선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득표에 반영하고 있다.

친명계의 주장에는 강성 지지층이 대거 포진한 권리당원 비중이 확대되면 전당대회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우상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대 룰을 변경하려면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를 하든, 당내 구성원 60~70% 이상이 동의해야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 비대위원장인 4선 우상호 의원이 계파 갈등을 잘 봉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9 대선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우 의원은 계파색이 엷다는 평가다.

우 의원은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의 패인을 평가하고, 당 쇄신 초석을 다지면서 계파 갈등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가 2년 뒤 22대 총선 공천권을 쥐는 만큼 생존 경쟁을 위한 계파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이준석-정진석 갈등, 당권 싸움에 위기감 고조

 국민의힘에서는 당 대표와 당내 최다선 의원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준석 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나뉘어 ‘신-구 세력’ 갈등으로 번지고 ‘세대 간 갈등’으로 확장하는 분위기다.

여당 내 갈등은 이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혁신위원회를 만든 것이 발단이 됐다. 총선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이준석 혁신위’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가 반격하자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윤핵관과 잦은 충돌을 빚으며 돌연 잠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방문 후 9일 귀국해서까지 정 부의장을 저격했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당 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서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한 것 아니냐”라고 썼다.

귀국한 뒤 기자회견에서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재형 위원을 ‘이준석계’로 몰아붙이면서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은 적어도 여당 소속 국회부의장이 해서는 안 될 추태에 가깝다”고 맹비난했다.

두 사람의 설전이 감정싸움으로 치닫자 당 내부에선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쪽의 갈등이 원색적인 비난으로 번지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을 둘러싼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지만 양측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윤리위원회 결과가 갈등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와 당대표실 관계자가 성 상납 증거 은닉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선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공천룰’ 등 혁신위에서 다룰 의제와 관련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여 당내 권력 투쟁이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감정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낯부끄럽다”라면서 “지방선거 승리라는 결과도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알티케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